
다정한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런데 다정한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생각이 깊은 것은 아닙니다. 좋은 마음으로 한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고, 친절하게 행동했는데 오히려 불편함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은데도 상대의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줍니다.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이 존중받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저는 다정함에도 지능의 차이가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마음이 따뜻한 것과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능이 높은 사람의 다정함은 말 한마디와 사소한 행동에서도 그 차이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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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할 때도 상대의 자존심을 생각한다
누군가 힘든 일을 겪으면 대부분 위로부터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위로한다고 한 말이 오히려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조심하라고 했잖아.”
“그런 사람을 왜 믿었어?”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상처받은 사람에게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다시 확인시키는 말이 됩니다.
다정하면서도 지능이 높은 사람은 이런 차이를 잘 압니다. 상대가 지금 필요한 것이 조언인지, 위로인지부터 생각합니다.
특히 상대가 실수했을 때 그 실수를 굳이 들춰내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똑같은 말을 반복해 봐야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람이 가장 힘들 때는 잘못을 몰라서가 아니라, 잘못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괴로울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 옆에서 옳은 말만 늘어놓으면 위로받기는커녕 더 초라해집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상대가 자신의 잘못을 털어놓더라도 쉽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많이 속상했겠습니다.” 하고 먼저 마음을 알아줍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상대편을 들거나 잘못된 행동까지 감싸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잘못을 짚어줘야 할 때와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줘야 할 때를 구분합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상대의 실수를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남들 앞에서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지적받으면 자존심이 상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사람은 상대가 나중에 그 일을 떠올렸을 때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순간에 곁을 지켜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상대를 위한다는 이유로 무슨 말이든 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말이라도 언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에게 남는 감정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대가 숨기려는 것은 굳이 묻지 않는다
다정하면서 지능까지 높은 사람은 상대방의 말뿐 아니라 말하지 않는 부분까지 살필 줄 압니다.
누군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거나 표정이 어두우면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무조건 캐묻지는 않습니다.
“무슨 일 있어요? 얼굴이 안 좋아 보이는데요.”
이렇게 한 번 물어봤는데 상대가 별일 아니라고 대답하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눈치가 빠르다는 것을 자랑하는 사람은 상대가 감추려는 것까지 알아내려고 합니다. “내가 보니까 무슨 일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해봐요.” 하면서 계속 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사정을 알아차리는 능력과 그 사정을 알아야 할 권리는 전혀 다릅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혼자 정리하고 싶은 문제가 있고, 아직 말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정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눈치챘다는 사실조차 굳이 드러내지 않습니다. 상대가 애써 평소처럼 행동하고 있다면 그 모습을 그대로 받아줍니다.
그렇다고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평소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도와줍니다. 상대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면 그때 귀를 기울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당사자에게 확인하려 들지 않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도 상대가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모르는 것처럼 행동할 줄 압니다.
저는 이런 태도가 상당히 수준 높은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을 잘 알아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게 더 큰 편안함을 느낍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남의 속마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러나 생각이 깊은 사람은 알아차리고도 모른 척할 줄 압니다.
친절을 베풀면서도 상대를 부담스럽게 하지 않는다
다정한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많이 베푸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나친 친절이 상대에게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이것저것 챙겨주거나, 도와준 일을 자꾸 언급하면 받는 사람은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특히 도움을 받은 뒤에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해야 하거나, 상대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진다면 그 친절은 더 이상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정하면서도 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베푸는 친절을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생각합니다.
가령 누군가 어려운 일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무작정 나서서 해결해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먼저 상대가 도움을 원하는지 살펴봅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하십시오.”
이 정도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상대가 괜찮다고 하면 그 뜻을 존중합니다.
왜냐하면 누군가에게는 도움받는 것보다 자기 힘으로 해결하는 일이 더 중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선의로 나섰다가 오히려 상대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런 사람은 친절을 베풀고 나서 상대의 반응을 일일이 따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도와줬으니 그만큼 고마워해야 한다거나, 나중에 자신에게도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도움받은 사람이 미안해하면 “별일도 아닌데요. 신경 쓰지 마십시오.” 하면서 부담을 덜어줍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무에게나 내주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탁은 정중하게 거절합니다. 무리해서 도와준 뒤 상대를 원망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친절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받는 사람의 사정보다 베푸는 사람의 마음이 앞선다는 것입니다.
나는 좋은 뜻으로 했으니 상대도 당연히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한 행동이라고 해서 상대에게도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진짜 배려는 자신이 얼마나 많이 해줬느냐보다 상대가 얼마나 편안하게 받아들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상대의 기분은 살피지만, 감정에 끌려가지는 않는다
다정하면서 지능이 높은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잘 알아차립니다. 누군가 불편해하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상대방이 민망해하면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기분을 무조건 책임지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운해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런 사람은 상대가 왜 서운해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서운해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결정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라면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도 분명하게 이야기합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번에는 어렵겠습니다.”
상대가 기분 나빠할까 봐 억지로 승낙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누군가 화를 낸다고 해서 그 감정에 맞서 똑같이 화를 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상대의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무조건 사과하지도 않습니다.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고 사과합니다. 그러나 잘못하지 않은 일까지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이런 차이는 실제 인간관계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그 감정에 휘둘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실망하거나 서운해하면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상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습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이 깊은 사람은 상대가 실망했다는 사실과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구분합니다. 상대의 감정은 존중하되, 그 감정이 언제나 옳은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사람은 상대가 감정적으로 흥분했을 때 중요한 결정을 내리거나 약속하지 않습니다. 서로 차분해진 다음 다시 이야기하는 편이 낫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할 줄 알면서도 자신이 지켜야 할 기준이 분명합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숨기거나,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당장은 상대가 서운해하더라도 진심을 담아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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