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잘못 봤다고 생각했던 관계를 가만히 되짚어보면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정말 아무런 신호도 없었던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뭔가 걸렸습니다. 말 한마디가 이상했고, 어떤 순간에는 조금 불편했고, 설명하기 어려운 찜찜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작은 일이라고 넘깁니다. 사람을 몇 번 만나보고 어떻게 아느냐고 생각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합니다.
물론 첫인상만으로 사람을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과 이미 보이는 신호를 애써 무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사람의 됨됨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소한 말과 행동 속에서 이미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 이 내용을 영상으로 더 편하게 확인해 보세요.
자꾸 내가 이해해야 하는 사람은 결국 나를 지치게 한다
처음부터 이상한 사람은 오히려 피하기 쉽습니다. 누가 봐도 무례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면 굳이 가까이 지낼 이유가 없습니다.
더 조심해야 할 사람은 애매하게 괜찮은 사람입니다. 분명 불편한데 그때마다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할 이유가 생깁니다.
“원래 표현을 잘 못해서 그런가 봐.”
“요즘 힘든 일이 있어서 예민한가 보다.”
“나쁜 뜻으로 한 말은 아니겠지.”
한두 번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럴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내가 이런 설명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락을 무시해도 사정이 있었겠지 하고, 약속을 가볍게 여겨도 바쁜가 보다 하고, 기분 나쁜 말을 해도 솔직한 성격이라 그런가 보다 합니다. 상대가 해야 할 해명을 내가 대신 만들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사람을 볼 때 예전에는 한 번의 행동보다 그럴 만한 이유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관계가 힘들었던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제가 너무 많은 이유를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해서 실수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신이 실수했을 때 상대가 애써 좋게 해석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하고, 오해가 생겼다면 설명하고, 잘못했다면 다음에는 행동을 바꿉니다. 그래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한쪽만 계속 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을 볼 때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만 보지 마십시오. 그 사람을 만나고 돌아온 뒤 내가 얼마나 자주 그 사람을 이해시키고 있는지도 보십시오.
좋은 관계에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해만으로 버티는 관계는 오래갈수록 한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처음 느낀 작은 무례는 대부분 작아지지 않는다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가장 조심합니다. 아직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기 때문에 말도 고르고 행동도 어느 정도는 가려서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잘 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초반에 보이는 작은 무례를 가볍게 보지 않는 편입니다. 조심하고 있는 시기에도 나온 행동이라면 가까워진 뒤에는 더 자주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담이라면서 외모를 평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 친하지도 않은데 수입이나 집안 사정처럼 사적인 것을 거리낌 없이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싫다는 기색을 보였는데도 “왜 이렇게 예민해요?”라며 한 번 더 밀어붙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순간에는 중요한 것이 하나 보입니다.
상대가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멈출 줄 아느냐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로 선을 넘을 수 있습니다. 괜찮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선을 한 번도 넘지 않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있습니다.
괜찮은 사람은 상대의 표정이 굳거나 반응이 달라지면 자신을 돌아봅니다. 반면 조심해야 할 사람은 상대의 불편함보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냥 농담인데 뭘 그래요.”
“이런 것도 못 물어봐요?”
“친하니까 하는 말이죠.”
이런 말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농담이나 질문이 아닙니다. 상대가 정한 선보다 자신이 정한 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무례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더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번 넘어도 관계가 유지되면 그 사람은 그것을 허용된 선이라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처음 느낀 불편함을 무조건 참는 것이 좋은 성격은 아닙니다. 사람을 너그럽게 보는 것과 나를 함부로 대할 여지를 주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말보다 ‘앞뒤가 맞는 사람’인지 먼저 봐야 한다
사람을 잘못 볼 때 우리는 거짓말에만 속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말을 너무 믿어서 사람을 잘못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은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고, 책임감이 강하다거나 거짓말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줍니다. 하지만 사람이 자신을 설명하는 말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정말 봐야 하는 것은 그 사람이 평소에 하는 행동입니다.
배려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람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어떻게 말하는지 보십시오. 정직을 강조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도 사실대로 말하는지 보면 됩니다.
책임감이 강하다는 사람이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부터 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이유부터 길게 늘어놓는지도 중요합니다.
특히 사람을 볼 때 저는 그 사람이 남을 평가하는 말보다 자신의 실수를 다루는 방식을 중요하게 봅니다. 잘못했을 때 변명부터 하는 사람은 결국 관계에서도 같은 방식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자기 성격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하는 말 자체가 거짓말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정말 자신을 배려 깊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그 사람의 자기평가가 아니라 반복되는 행동이어야 합니다.
말과 행동이 계속 어긋난다면 말보다 행동을 믿는 편이 정확합니다.
반대로 화려한 말을 하지 않아도 행동이 일정한 사람이 있습니다. 약속한 것을 지키고, 잘못하면 인정하고, 사람에 따라 태도를 크게 바꾸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처음에는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가 쌓입니다.
좋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사람, 이런 사람이 오래 볼수록 믿을 만한 사람입니다.
편해질수록 좋아지는 사람이 진짜 괜찮은 사람이다
사람을 볼 때 의외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처음 얼마나 잘해주는가보다 관계가 편해진 뒤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처음에는 정말 좋습니다. 예의 바르고 세심하고 연락도 잘하고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잘 기억합니다.
그런데 친해지고 나면 조금씩 달라집니다. 말이 거칠어지고, 약속에 늦는 일이 잦아지고, 상대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부탁하면서 고맙다고 하던 사람이 나중에는 당연하다는 듯 요구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미안해하던 행동을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이에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요”라고 넘기기도 합니다.
사실 관계에서 사람의 본모습을 보기 좋은 시점은 처음이 아니라 익숙해진 뒤입니다. 처음의 친절에는 어느 정도 긴장과 노력이 들어갈 수 있지만 익숙해진 뒤의 태도에는 평소의 습관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알수록 좋아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처음에도 예의가 있었지만 가까워졌다고 그 예의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편하게 농담하면서도 상대가 싫어하는 것은 건드리지 않고, 친해졌다고 약속을 함부로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 상대가 잘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오래 알고 지냈어도 고마운 것은 고맙다고 말하고, 미안한 것은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사람과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이 풀립니다. 무엇을 잘못 말해서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을까, 갑자기 태도가 달라지지는 않을까 계속 살피지 않아도 됩니다.
좋은 관계에서 느끼는 편안함은 말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편안함이 아닙니다. 서로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오는 편안함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강한 호감을 느끼는 것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뢰가 조금씩 커지는 관계가 더 단단한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의 모습만으로 사람을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관계가 조금씩 편해질 때 그 사람이 무엇을 내려놓는지는 볼 수 있습니다.
격식을 내려놓는 사람은 괜찮습니다. 긴장을 내려놓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예의와 배려까지 함께 내려놓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괜찮은 사람은 가까워질수록 함부로 대할 이유가 많아지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었기 때문에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도 더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나를 경영하는 힘, 구글에서 ‘셀프컴퍼니’를 검색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