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이나 카페에서 누군가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평소 습관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일어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이 앉았던 의자를 테이블 안으로 밀어 넣고 갑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한다고 특별히 칭찬받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몇 초만 움직이면 되는 일인데도 사람마다 행동이 다릅니다.
물론 의자를 집어넣는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작은 행동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별것 아닌 일처럼 보여도 그 사람이 평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짐작하게 만드는 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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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가 자기 자신에만 갇혀 있지 않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마치면 그다음 상황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일어났다면 자신에게는 그 자리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의자가 통로를 막고 있든, 다음 사람이 앉기 불편하든, 자신이 떠난 뒤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남을 불편하게 만들려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 일이 끝난 순간 관심도 함께 끝나는 것입니다.
반면 의자를 집어넣는 사람은 자신이 떠난 뒤의 상황까지 한 번 더 생각하는 편입니다. 자신이 조금만 움직이면 다음 사람이 편해지고, 지나가는 사람이 의자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런 태도는 사람을 대할 때도 나타납니다.
가령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하고 계산을 마쳤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사람은 자기 짐만 챙겨서 먼저 나가지만, 어떤 사람은 일행이 놓고 가는 물건은 없는지, 뒤에 오는 사람이 있는지 한 번쯤 돌아봅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일까지 전부 챙기거나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조금만 신경 쓰면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을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사람을 보면 배려라는 것이 반드시 친절한 말을 많이 하거나 특별한 호의를 베푸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자신이 편해지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의 입장을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태도가 드러나면 더욱 그렇습니다. 상대가 고마워할지, 자신의 행동을 알아줄지 계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의자를 집어넣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떠나면 끝이라는 생각보다, 자신이 떠난 뒤에도 누군가는 이 공간을 사용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남의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식당에서 돈을 내고 음식을 먹었다면 직원이 테이블을 치우고 자리를 정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손님이 모든 뒷정리를 직접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직원이 정리할 일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사용한 자리를 아무렇게나 두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의자를 집어넣는 사람은 이 차이를 아는 편입니다. 직원이 해야 할 일은 직원이 하더라도, 자신이 조금만 움직이면 줄일 수 있는 수고를 굳이 남에게 떠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는 것과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을 마음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돈을 냈으니 자신이 편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이 의자를 정리하든,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든, 그것까지 포함해서 돈을 받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물론 정당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손님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대접받을 권리가 있다고 해서 상대의 수고를 가볍게 여길 권리까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차이는 식당 밖에서도 드러납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자료를 부탁했을 때, 어떤 사람은 결과물만 받아 가고 끝냅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상대가 자신의 부탁을 처리하느라 시간을 썼다는 사실을 알고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상대가 원래 해야 하는 업무였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업무상 당연히 해야 할 일과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수고를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특히 자신보다 아랫사람이거나 자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을 대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게 됩니다. 자신이 굳이 잘 보일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가 평소 생각을 짐작하게 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예의 바르게 말하면서도 직원에게는 함부로 명령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의자를 집어넣는 행동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남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남의 수고를 불필요하게 늘리지 않으려는 태도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작보다 끝맺음을 중요하게 여긴다
의자를 집어넣는 행동은 그 자리를 떠나기 직전에 하는 마지막 행동입니다. 식사를 마쳤고, 계산도 끝났고, 이제 더 이상 그 자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때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태도는 바로 이런 순간에 드러나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할 수 있지만, 일이 끝난 뒤에는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할 때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좋은 말을 많이 하던 사람이 막상 일이 끝나면 뒷정리는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이 맡은 중요한 일은 끝냈으니, 나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몫을 챙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을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다음 사람이 일을 이어받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정리합니다.
이런 사람은 일이 끝났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할 일을 마쳤다는 것과 다른 사람이 바로 이어서 일할 수 있도록 마무리했다는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저는 일을 함께할 때 처음에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에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할 때의 열정은 눈에 잘 띄지만, 끝날 때의 성실함은 일부러 살펴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그 차이가 드러납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마지막 약속이나 뒷정리까지 소홀히 합니다. 반면 결과가 아쉽더라도 자신이 맡은 일은 끝까지 마무리하고 떠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친절하고 다정했지만 관계가 멀어지자,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더 이상 가까이 지낼 일이 없더라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예의는 지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의자를 집어넣는 습관 하나로 그 사람이 모든 일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무도 요구하지 않는 마지막 행동까지 자연스럽게 챙기는 모습에서는 평소 몸에 밴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의자를 집어넣는 데는 몇 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자리를 마지막까지 정리하고 떠난다는 점에서, 그 사람에게 끝맺음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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